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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아닌 피난 결산서, 작년 타이완카테고리 없음 2021. 8. 4. 16:34
해외여행을 갈 수 없게 된 지금
작년에 아주 스펙터클했던 얘기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상당히 긴이야기예요.. 그래서 쓰기가 정말 귀찮기도 했지만..;;;)
저는 작년 2월말에 휴가를 쓰기로 해서
한 달 반 전부터 했던 여행과는 다르게
체계적으로 가보려고 노력했어요.
저는 항상 스케줄 근무이기 때문에 여행을 가기로 결정하는 것은 3일전, 2일전으로 정하곤 했습니다.
또, 인원부족으로 인해 계속 엉뚱한 야간근무가 계속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지금 괄호 안에 써있는 것처럼 급하게 가야 되기 때문에
가까운 대만, 일본으로 갈 수밖에 없었어요.
겨울이고 따뜻한 남쪽 나라에 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항공 우편으로 동남아, 홍콩을 가기로 결정했어요.
그렇게 계획이 차근차근 진행되니 전에 갔던 홍콩을 추억하면서 다시 한 번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시아나 마일리지 30000점이랑
수수료 88,700원을 지불하고
이제 홍콩에 가서 구석구석을 다녀오려고 했어요.
그러나 중국 우한 코로나가 서 확산되어 홍콩에도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했고, 코로나를 피해야겠다 싶을 때쯤
다행히 무료 취소를 항공사가 접수하고 있어서 취소 처리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사스처럼 사라지는 바이러스라고 생각했고,
사실 메르스 증후군 때 홍콩에도 다녀왔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가
당시 한국에서는 확인자를 모두 찾아서 관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2월 18일 0시쯤 대만 다시 가는 걸로 하고
발권도 마치고 2월 23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출국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2020년 2월 18일 대구에서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신천지의 성도로 밝혀지면서 신천지 내에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는
뉴스가 계속해서 나왔어요.
그때부터 머리가 아프기 시작합니다.
숙소도 항공권도 예약했는데 취소 자체를 할 수 없다고 해서 당황해 버렸습니다.
취소하려고 했는데
대만이 오히려 안전하기 때문에 취소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해서...
이럭저럭 날이 다가오고 있는 거리
2월 22일부터 방학으로 마지막 야간근무 전에
갑자기 상급자와의 면담이 결정됐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면담 내용은... 본사에서 승진을 위해 갑자기 경기도 발령을 냈다던데;;;
그것도 3월 1일이라고 하니까
여행 때문에 머리가 너무 복잡한데
갑자기 발령이라니 말이 없어졌어요...;;;;
마지막으로 야간근무를 마치고
짐 정리하고 부산에서 머리도 자르고 환전도 했는데 그날 서면 거리는...
이렇게 한산했어요. 원래는 기차를 타고 서울에서 인천 영정도에 호텔에서 묵을 예정이었는데
대구에서 워낙 깜깜한 감염자가 많았기 때문에
부산 김해공항에서 김포공항 비행기를 타고 갔어요.
취소 안 되고 서먹서먹하게 여행 가는 것도 그럴 수 있지만
여행의 기대감은 커...
걱정으로 가득찬 상태로 김포공항에 도착,
그리고 공항철도를 타고 영종도로 건너갔습니다.
인천공항 골든 튤립 호텔...
정말 깨끗하고 좋은 숙소에서 푹 쉬기 좋은 호텔이었는데
일이 복잡하게 얽히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겠죠.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왕 이렇게 된거에 대만에서 갔다와서 조금씩 짐도 정리하고
올라가려고 했어요
도착한 인천국제공항... 19년 6월 방콕에 갔을 때와 달리 한산해요.
지금은 이것보다 더 한산하겠네요.
그래도 타이베이에 탑승수속을 밟는 분들이 있어서 안심하고
탑승수속을 마치고 면세구역에 입장했습니다.
아침을 안 먹어서 마르티나 라운지로 대충 식사를 하러 왔어요.
언제나처럼 붐비지 않네요.
이때 여기서 보이는 건 중국인들...
공항에서 보니까 화가 치밀었어요.
떠나간 모습
설마 마스크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탑승하러 갑니다. 평소와 달리 사람이 없어요.
마치 부산 나리타 아침의 정기편 같은 고요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당시에 타던 비행기편은 아시아나 711편입니다.
비행기에 탑승하시면 예전에 볼 수 없었던 것들을 주세요.
입국기록서가 아니라 코로나 검역카드인데
지난번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때는 홍콩 첵랍콕 공항에서 체온만 재고 안내문을 나눠주는 것으로 끝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아요.
검역카드도 작성해서 제출하게 되어 있습니다.
기내식을 받을 때 승무원에게 부탁이 있어서 선생님이라고 불렀는데
그 호칭이 기분 나빴는지 신경질적으로 대응해서 당황했어요;;;;;;;;;;;;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 도착해서 중화통신 USIM을 구입하여
MRT를 타고 이동할 거예요
옛날 가득했던 관광객들이 보이지 않았고 드문드문 여행객들이 보였습니다.
그렇게 많은 한국인들이 이렇게 없다는 게 묘한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타이베이 메인역에 도착
갈아타고 방짜오역으로 가서 숙소에 체크인 했습니다.
숙소는 많은 분들이 이용하셨던 시저파크호텔입니다.
숙소에서 좀 쉬다가 중정기념당으로 옮겼습니다.
마찬가지로 중정기념당에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지 않습니다.
똑같이 저녁 먹으러 가고 엣타 정태풍에게도
유일한 한국인이었어요.;;;;;
다시 호텔로 들어와서 자고 일어나서
불편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반차오 역에서 타이중 역으로 이동했습니다.
타이베이와 달리 타이중의 날씨는 여름입니다.
카오티에 타이중 역에서 타이중 중심으로 가려면 로컬 노선을 타야 합니다.
로컬선의 타이중역으로 이동했습니다.
타이중은 여름이었습니다. 숙소는 로컬 노선인 타이중 역에서 500미터 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계획했던 르웨탕에 접근하기에 좋은 위치에 있는 호텔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타이중 파크입니다.
TV를 켜면... 그놈의 신천지 집단 감염이 메인으로 나와서
되게 공포스럽게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대구 지인들이 대구 시내가 비어있다는 걸 사진으로 올릴 때마다
대만 분위기와 다른 한국의 모습...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네요
그렇게 대만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대만의 최대 야시장이 있다는 봉지아 야시장을 가면서
대학교 캠퍼스와 야시장 구경할 때쯤...
충격적인 카톡이 옵니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인자 증가로 세계 각지에서 한국인에 대해 입국... sports.khan.co.kr
대만 정부에서 25일 첫 비행기부터 입국하는
한국인은 14일간 격리를 한다는 것입니다.
이때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우버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곧바로 노트북을 켜서 정보를 수집합니다.
28일 아시아나에 입국하려던 계획을 26일로 앞당겼습니다.
25일 밤까지 타이중 호텔을 예약해 두었고,
나머지 호텔은 부킹닷컴을 통해 제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취소를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호텔취소를 못하고 돈은 돈인채로 나갔던것이...ㅠㅠㅠ)
25일 아침이 되어도 불안합니다.
계속 아시아나항공을 여러 통로를 통해서 운항하는지 확인했어요.
불안한 상태에서
갑자기 결항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때부터 멘붕이 오기 시작해요
다행히 호텔 내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던 상황이라 얼른 객실로 올라가서
먼저 아시아나항공 타이베이 사무실로 전화를 하러 올라갔습니다.
역시 전화가 통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여행 단톡방이나 지인들에게 제가 처한 상황들을 도움을 받아서
그분이 아시아나항공에 전화를 거셨대요.
40분 넘게 대기하다가 통화했는데
엔도스가 가능한지 문의도 드렸지만
절대 안된다는 답만 받았어요.
그래서 저는 먼저 한국에 돌아와서 환불이든 뭐든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다른 항공편을 알아봤어요.
대한항공에서 이스타항공까지…
25일날 인천행 마지막 비행기라고 해서
대구는 이제 없고
김포 및
김해로 들어갈 수 있는 비행편을 찾아봤어요.
다행히 송산에서 김포로 가는 마지막 비행기편이 있었는데
이 항공편이 정말로 운항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26일 새벽 김해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해서 받침대 안에서 긴박하게 짐 정리하고
얼리 체크아웃을 하려고 하는데요
그때만큼은 머리가 제일 빨리 돌았네요
제가 만약 이 제주항공의 비행편도 결항되면 오키나와로 갈아타고 입국을 해야하는지
별의별 생각을 다 하게 되었어요.
카오티에 다이나카 역에서 바라보는 대만의 마지막 밤
제주 항공편도 결항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김해 국제 공항의 비행편을 일일이 확인했습니다.
타이베이 역으로 가는 카오티에 한 시간 거리지만 그 시간이 길게 느껴졌어요.
계속 비행기가 뜨는지 확인하고 있었거든..
그래도 타이베이에 도착하면 안심이 돼요 또한 김해공항 사이트에서 제주항공 타이베이행 비행편이 탑승 수속이라는 것을 보고 안심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타이베이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북창동 순두부에서
이것저것 시켜서 처음으로 제대로 먹어봤어요
비행기가 출발하기 6시간 전 조금 더 타이베이에 머물러도 되지만
지금 바로 MRT를 타고 이동하려고 합니다.
타이베이역 시계입니다.
매 정시에 울려서
기차가 슉슉슉 너무 욱신욱신해요.
타이베이 역
타오위안 공항 가는 MRT
한 시간쯤 지나면 도착할 겁니다.
바로 탑승수속 카운터로 갈게요.
저보다 먼저 온 여자가 두 명 있었는데
혹시 제가 결항될까 봐 빨리 왔냐고 하니까 맞다고 하시더라고요
너무 일찍 공항에 도착했고 공항시설이 문을 닫는 시간이라 설 자리가 없어서
카운터 옆에서 대기해 주세요.
그 와중에
저 같은 상황의 분을 만나서 서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말씀드리는데
그때서야 겨우 불안한 마음이 녹게 되었습니다..
그 분은 무안에서 타이베이로 오신 분이었어요.
갑자기 무안행도 사라졌고 인천행도 없고
직접 타오위안 제주항공 사무실에 가서 부산행 운항을 확인하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느꼈어요...
그렇게 새벽 3시까지 기다렸다가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타모조노
긴장이 풀려서 바로 자리에 앉자마자 펴게 되었어요.
그렇게 해외에 가본지 1년이 되어가네요.
처음에는 코로나가 이렇게 크게 퍼질줄 몰랐는데...